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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표백』- 장강명 이 책, 이대로 정말, 괜찮은거야? 하아. 내가 개운하지 않은 건, 다 읽고 났더니 작가의 말과 심사평이 골고루 백지인 파본이라서가 아니겠지?ㅋ 난 문학상 당선된 작가의 말이 좋단 말이다. 비가 질리도록 오래 내린 올여름 이러다가 광합성을 못한 사람들의 우울감이 더 심해지는 건 아닌가 싶던 이 여름 나도 지난 주말에 고향에 내려가 햇볕을 쏘이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읽은 후 한동안 못 어두운 감정에서 헤어나왔을 것 같다. (이미 약간은 어둡...) 이토록 상세하고 치밀한 자살이야기라니. (그래, 견고하고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 전체적으로는 몰라도 누구나 어느 지점에서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만한 논리로. 딱히 교훈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그래서 더 마음에 들기 때문에. 적당한 우울감 + 무기력감이 찾아.. 2011. 8. 16.
[시] 고요로의 초대 - 조정권 고요로의 초대 조정권 잔디는 그냥 밟고 마당으로 들어오세요 열쇠는 현관문 손잡이 위쪽 담쟁이넝쿨로 덮인 돌벽 틈새를 더듬어 보시구요 키를 꽂기 전 조그맣게 노크하셔야 합니다 적막이 옷매무새라도 고치고 마중 나올 수 있게 대접할 만한 건 없지만 벽난로 옆을 보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장작이 보일 거예요 그 옆에는 낡았지만 아주 오래된 흔들의자 찬장에는 옛 그리그 문양 새겨진 그릇들 달빛과 모기와 먼지들이 소찬을 벌인 지도 오래되었답니다 방마다 문을, 커튼을, 창을 활짝 열어젖히고 쉬세요 쉬세요 쉬세요 이 집에서는 바람에 날려 온 가랑잎도 손님이랍니다 많은 집에 초대를 해 봤지만 나는 문간에 서 있는 나를 하인(下人)처럼 정중하게 마중 나가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그 무거운 머리는 이리 주.. 2011. 3. 2.
[문장] 혼자라는 것, 그리고 함께한다는 것 혼자라는 것, 그리고 함께한다는 것 프레이리 "나는 스스로를 고립시킴으로써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한계를 인식하게 되고, 고립을 통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영원한 탐색에 관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인식하게 된다. 세계가 나를 필요로 하듯 나에게는 세계가 필요하다. 고립은, 더불어 사는 삶을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자신의 존재의 계기로 확인할 때에야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망고나무 그늘 아래서』에서 발췌 '함께하기 위한 고립' 내가 생각하는 '다가가기 위한 경계'와 일맥상통한다. 혼자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면 더 잘 더불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2007년 8월 오려뒀던 글. 연말에 조용히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되면서 떠오른 글. 다시, 프레이리의 함께.. 2010. 12. 30.
『인생, 이맛이다』 뭔맛? 맥주맛! 내가 요즘 아무리 블로그 관리에 소흘하다고는 해도, 어찌 이런 책을 읽고 글을 쓰지 않을 수 있으랴. 미치겠다. 야금 야금 읽는 동안 맥주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약간) 마셨다. 때마침 하이트에서 새로 나온 드라이 피니시 디가 맛있기도 했고, 종로 옥토버페스트는 축제 기간이었다. 낄낄. (취한 듯 막 써내려간 글이니 거칠어도 이해바람. ㅜ_ ㅜ) 아무튼 지난 토요일(20100911), 한겨레 신문 북섹션에서 이 책 소개 보자마자 광화문 교보문고로 달려가서 업어왔다. 교보문고 재개장 하고 나서도, 사람이 너무 많을 것이라며 일부러 구경 안가고 있었는데, 이 책 사러 겸사 겸사 후다닥 다녀왔다. 요즘 웬만한 책은 학교 도서관 이용중인데, 그래 이런 건 소장해야한다며... 조금의 망설임.. 2010. 9. 24.
9월에 읽은 책들 http://grdiary.tistory.com/79 여기에도 썼지만, 논문을 두고 책을 읽으면 괜히 혼자 마음이 죄스러워서 소설을 멀리하고 지내다가, 한 번 읽기 시작했더니 멈출 수 없어서...(-_ -?) 몇 권 마셨다. 하나같이 재밌게 읽었지만, 한 권 한 권 포스팅 할 엄두는 나지 않고 '') 기록용으로 사진만 살짝 올려둔다. 1. 하재영 장편소설 『스캔들』 이 책이 시작이었다. 얇고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재밌다며, 이래서 소설을 좀 읽어줘야 한다며, 다 읽자마자 다음 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시작! p. 52 눈앞이 새까매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화하던 경험. 질투와 배신감에 입술이 떨리던 경험. 지금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애에는 더 사랑하는 자와 덜 사랑하는.. 2010. 9. 23.
'마라토너의 흡연'같은 나의 산책? 운동! 지난 8월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엄마로부터 살이 쪘다는 구박을 심각하게 받은 뒤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 전까지 어떻게든 몸 상태를 회복해 보려고 덜 먹고 더 걷기를 2주 정도 실천했다. 덜 먹기는 생각보다 힘들었으나(세상에 맛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더 걷기는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맛있게 먹고, 자주 걷는다. 나의 걷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동네 덕분이다. 청운공원으로 걷다 보면 야경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걸을 때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걸을 때마다 들고 있는 폰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기록 세우려고 마라톤 하는 거 아닌데요. 담배 끊을 바에야 마라톤을 왜 합니까? 저는 평생 담배 피우려고 마라톤으로 몸 다지는 겁니다." 2008/05/01 - [책읽기의 .. 2010.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