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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즐거움/순간적 통찰

긍정의 기록 넷, 어른되기

by LoveWish 2010. 1. 19.
부정적인 감정들을 처리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슬퍼할 수 있는 만큼 슬퍼하고, 고민할 수 있는 만큼 고민하고, 흔들리는 대로 흔들려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감정은 제자리로 돌아와 있거나, 한결 더 나은 상태가 되어 있기도 했다. 슬퍼할 수 있을 때에 슬퍼하는 것. 고민할 수 있는 때에 고민하는 것. 흔들릴 수 있을 때에 흔들리는 것.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고민할 수 있을 때에 충분히 고민해야 다음에 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고 성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마저 힘에 부칠 때는 잠을 잤다. 충분히 자고 정신없이 꿈을 꾸다 보면 잠에서 깼을 때 어느 순간 생각이 정리되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

공선옥은 소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스무 살을 '우리는 아직 좀 더 흔들려도 좋을 때잖아'라고 했다. 그리고 정이현의 소설 '너는 모른다'에는 '인생에는 한들한들 부는 산들바람에 몸뚱이를 맡겨도 되는 시간이 있다. 스무 살, 스물한 살, 스물두 살……'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확실히 이십 대 중반이 되면서 마음껏 슬퍼하고, 마음껏 흔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이제 앞의 방법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처리하는 것에 너무 의존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위의 방법으로 단단하진 내가 있다면, 이제는 너무 감정 상태에만 치우치지 말고 자신을 믿고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지는 균형잡을 수 있는 생활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나이값 좀 해라', '니 나이가 얼만데' 이런 말 아주 싫어하는데, 그런 것을 떠나서 점점 나이가 들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겉모습 차원을 떠나 인간적으로 풍겨져 나오는 이미지(나만의 아우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자신을 긍정하는 것. 그것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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