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기의 즐거움/조금 긴 소개

병원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by LoveWish 2008. 3. 16.
병원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환자를 속이는 병원들의 실태와 올바른 의료 이용을 위한 지침"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이 나왔을 때부터 관심이 마구 마구 생겼지만, 난 외면하고 싶었다.
힘들었다. 병원 이야기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병원'이라는 곳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응급실,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 울음...... 그리고 중환자실의 뚜- 뚜- 뚜- 뚜- 하는 그 소리까지... 그래, 이건 뭐 개인적인 기억들이다.
병원은 참 힘든 곳이다. 내가 아파도 가족이 아파도 모르는 사람이 아파도... 그냥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 감상적인 인간이여!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아직 생생한걸.)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병원은 어렵다. 그리고 돈 때문에 더 서러워지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병원에 대해 잘 모른다.

이 책을 사서 보지 않고, 도서관에 신청해서 빌려보게 된 것도 여차하면 피하고 싶은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결되지 못한 심리적 과제들-_-밥탱) 하지만 강주성씨의 명쾌하면서도 호소력 있고 쉽게 쓰인 글을 읽으며, 꼭 사서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글을 이렇게 쉽게 쓸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환자 경험에 근거했고, 그 후로 활동하고 있는 '건강세상네트워크'를 통한 풍부한 활동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이다.

책에 대한 내용 소개는 저자가 서문에서 정리한 것을 옮겨본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건강을 '권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이후의 내용들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모두 쓰여졌다. 건강권과 의료를 바라보는 가치와 철학을 담고자 했다.

  2부우리가 몰랐던 여러 이야기들을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쓰고자 했다.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사람들은 2부의 내용들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현장에서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아주 현실적인 주제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예전에 본인이든 주변의 사람이든 간에 병원을 장기간 이용했던 사람은 꼭 읽고 내용들을 알고 계시기 바란다.

  3부
현재의 우리 의료제도를 진단해보고 앞으로 의료 제도가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전의 글보다 다소 딱딱할 수도 있곘지만 꿋꿋이 읽어보시길 바란다. 특히 글 중에 '한미 FTA를 찬성했던 노건강 씨의 투병 이야기'는 FTA 이후 약가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의료 제도가 어떻게 바뀌고 우리는 어떤 피해를 입게 될 것인가를 알 수 있는 글이다.

  4부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법에 대해 썼다. 진료비 바로 알기는 읽어보신 후 병원을 이용하셨던 분이라면 바로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중 병원, 약국, 응급실 이용하기는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건강세상 네트워크에서 만든 자료들이다. 이 내용들은 굳이 내가 다시 쓰고 정리한다 하여도 결국 같은 내용일 수밖에 없어서 이를 기본으로 하여 빼기도 하고 덧붙이기도 하면서 재정리하였다.


건강, 병원, 뭐 이런 거 생각하면 아직도 두렵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심하게 과민반응 하는지 모르겠다. 두고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 같다.) 그래도 난 기억한다. 노력하는 모습의 의료인들, 그리고 아픈 사람과 그 보호자들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함께 웃으며 생활해 나가는 모습들. 난 아직 자신 없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따뜻했다.

의사가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없는 환자의 처지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의사라면, 어느 정도 공감해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내가 생각하는 키워드 : 급여와 비급여, 처방전 두 장, 선택진료비, 국민건강보험, 심평원, 진료비 확인 심사 요청

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
강주성 지음/프레시안북

+ 잡설

난 요즘 잡생각이 정말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잡지식'이 늘면서부터 별로 행복하지 못한 것 같다는 거다. 예를 들어서 신문을 봐도 어떤 기사를 읽고 짜증이 솟구쳤다가, 또 다른 어떤 기사를 읽고 별것도 아닌데 눈시울이 붉어진다든가, 기타 등등의 여러 상황에 쉽게 초조해 한다든가! 광고 같은 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어 놓고 얼마나 소비하게 만들어 버리는지! 후. (존재냐 소유냐!) 쳇. 아무튼, 추가해서 적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게 아니라, 이 책의 내용... 읽다보면, 당장 내가 아파도 이 병원을 이 의사를 신뢰해야 하는가 하는 의심부터 해야 하니, 정말 살기 어려워 진다. ㅜ_ㅜ 알고 있다. 이 내용이 우리가 알아야 할, 인식해야 할 현실이긴 하지만, 절대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일단 꼼꼼히 따져보고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고 권리를 찾되, 믿어야 한다. 내 경험에서도 그랬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 하루에 몇 번씩 둘러보고 초조해 하는 가족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일반 병실에 가서도 꼬박꼬박 회진시간에 와서 상태 체크하고.... 의사들 간호사들 일하는 거 보면서 정말 힘들겠다 싶었다. (물론 아픈 환자와 그를 지켜보는 가족의 입장에선 언제나 애가 탈 수 밖에 없었지만...) 뭐, 그렇다는 거다. 어쩌다 보니 잡설이 더 리뷰같아 졌구나~ 아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