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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즐거움/일상적 떠들기

[시]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 근황

by LoveWish 2008. 8. 5.



이 빛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죽음도 고통없이 다가올 것 같지 않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탈리아 남부의 바다는 그랬다.
바다가 비단결 같으면서도 별처럼 반짝거렸다.
그래서 빠져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오늘 마지막 수강신청을 하고나서 생각했다.
아 이제 공식적인 학생 신분은 곧 끝나겠구나.

 언제나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남은 한 학기도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며 보내고 싶다.



요즘 햇살이 참 좋다.
이런 말은 가을 햇살에 해야 하는 건가?
요즘 햇살은 덥고 짜증나는 느낌이 더 강한가?

아냐아냐, 젖은 마음까지 바삭바삭하게 말려줄 것만 같은
여름 햇살도 갠춘하게 느껴진다구~ ㅋㅋ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을 아시는가 이것은 나락도 다 거두어 갈무리하고 고추도 말려서 장에 내고 참깨도 털고 겨우 한가해지기 시작하던 늦가을 어느날 농사꾼 아우가 무심코 한 말이다 어디 버릴 것이 있겠는가 열매 사려내는 햇볕, 그걸 버린다는 말씀이 당키나 한가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은 끊임없이 무언갈 자꾸 살려내고 싶다는 말이다 모든 게 다 쓸모가 있다 버릴 것이 없다 아 그러나 나는 버린다는 말씀을 비워낸다는 말씀을 겁도 없이 지껄이면서 여기까지 왔다 욕심 버려야 보이지 않던 것 비로소 보인다고 안개 걷힌다고 지껄이면서 여기까지 왔다 아니다 욕심도 쓸모가 있다 햇볕이 아깜다는 마음으로 보면 쓸모가 있다 세상엔 지금 햇볕이 지천으로 놀고 있다 햇볕이 아깝다는 뜻은 아는 사람은 지금 아무도 없다 사람아 사람아 젖어있는 사람들아 그대들을 햇볕에 내어 말려라 햇볕에 내어 말려 쓰거라 끊임없이 살려내거라 놀고 있는 햇볕이 스스로 제가 아깝다 아깝다 한다 - 정진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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