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산도르 마라이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
불멸의 신적인 것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코를 후빈다.
내 영혼 안에는 인도의 온갖 지혜가 자리하고 있지만
한번은 까페에서 술취한 돈 많은 사업가와 주먹질하며 싸웠다.
나는 몇 시간씩 물을 응시하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뒤좇을 수 있지만
어느 주간 신문에 내 책에 대한 파렴치한 논평이 실렸을 때는
자살을 생각했다.
세상만사를 이해하고 슬기롭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때는
공자의 형제지만
신문에 오른 참석 인사의 명단에 내 이름이 빠져
있으면 울분을 참지 못한다.
나는 숲 가에 서서 가을 단풍에 감탄하면서도
자연에 의혹의 눈으로 꼭 조건을 붙인다.
이성의 보다 고귀한 힘을 믿으면서도
공허한 잡담을 늘어놓는 아둔한 모임에 휩쓸려
내 인생의 저녁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사랑을 믿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인들과 함께 지낸다.
나는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인 탓에
하늘을 믿고 땅을 믿는다.
아멘
한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다.
삶의 무게는 이토록 무거운데, 나라는 존재는 어찌 이토록 가볍기만 한가. 라는...
이 시를 읽고나니 '괜찮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인 탓에 하늘을 믿고 땅을 믿는다.
삶의 무게는 이토록 무거운데, 나라는 존재는 어찌 이토록 가볍기만 한가. 라는...
이 시를 읽고나니 '괜찮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인 탓에 하늘을 믿고 땅을 믿는다.
그 가벼움은 무거움을 지탱하기 위한 가벼움.
그런데... 이런거 그저 좀더 '지적인 합리화'일 뿐일까...?
2007 년 9월 2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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