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설7 뜻밖의 위로, 『친절한 복희씨』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고 집에서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은 것도 아니며 그나마 지각 없이 학교를 오가고 있던 어느 주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일주일 동안 현실로부터 살짝 비껴 떠다니다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현실로 살포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을 무렵 2%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에 방바닥을 긁다가 책장에서 '친절한 복희씨'를 발견했다.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9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등단했는데, 그럼 이 책이 나올 때는 연세가 어떻게 되셨지, '아, 소설가 할머니가 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므찌다 므찌다 므찌다' 생각했다. 젊은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 2009. 6. 2. 구원은 어디에 있을까 -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와 이창동의 <밀양>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화제를 일으켰던 작품 '밀양'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개봉 했을 당시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참 괜찮은 영화구나'라는 정도까지만 생각했을 분 더 이상의 사고의 진전은 없었는데, 지난 학기에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라는 수업을 들으며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책 좋아하면서 이런 정보를 몰랐다니, 밀양에 큰 관심은 없었나 봅니다.), 작품에 대해 좀 더 깊이있는 사고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책을 읽고(책은 원래 같은 제목의 단행본 소설집으로 예전에 나온 것이 있고, 영화 밀양이 개봉하면서 새로 나온 벌레 이야기만 얇게 새로 나와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관련 논문도 여러 편 찾아보고 참고해서 원작 소설과 영화를.. 2008. 7. 11. 전경린의 『엄마의 집』If life gives you a lemon, make lemonade! 전경린의 소설은 처음이다. 친구가 교보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고, 전경린 팬사인회가 있던 날 내가 생각났다며 내 이름으로 싸인을 받아다 주었다. 고마운 녀석 >__ 2008. 2. 27.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시작 나로 말하자면 마음속으로 아빠를 떠나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었다. 시작은 아빠의 결혼식장에서부터였을 것이다. 끝 그때 나는 알게 되었다. 비로소 내가 온전히 혼자라는 것을,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최근의 내 모습을 건드렸던 부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엄마는 그걸 운명이라고 불러‥‥‥. 위녕, 그걸 극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걸 받아들이는 거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거야. 큰 파도가 일 때 배가 그 파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듯이, 마주 서서 가는 거야. 슬퍼해야지. 더 이상 슬퍼할 수 없을 때까지 슬퍼해야지. 원망해야지, 하늘에다 대고, 어떻게 나한테 이러실 수가 있어요! 하고 소리 질러야지. 목이 쉬어 터질 때까지 소리 질러야지. 하지만 그러고 나서, 더 할 수 .. 2008. 2. 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