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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5

구경미 소설, 『게으름을 죽여라』.. 게으르면 어때.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도, 한없이 게을러지는 내가 보였다. 자신이 없는건가, 열정이 부족해서인가. 움직여야 할 '필요'를 아직도 덜 느껴서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에게 붙어 짓누르고 있는가. 이런 생각들이 깊어지던 때였다. 그럴 때 내가 하는 일은, 커피 마시기, 걷기, 음악 듣기, 잠자기, 책보기, 서점 구경하기. 책보다가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커피를 마시며 걷다가, 음악을 들으며 서점을 구경하던 날이었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아직 공사중이라, 영풍문고에서 슥슥 책을 훑고 지나가다가 구경미를 발견했다. 아 이 분, 백수소설의 대가(『노는 인간』). 심지어 새 책 제목은 '게으름을 죽여라'. 장편소설 '라오라오가 좋아'와 함꼐 놓여 있었다. 한 권만 사자니 아쉽고, 두 권을 사.. 2010. 7. 6.
뜻밖의 위로, 『친절한 복희씨』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고 집에서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은 것도 아니며 그나마 지각 없이 학교를 오가고 있던 어느 주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일주일 동안 현실로부터 살짝 비껴 떠다니다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현실로 살포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을 무렵 2%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에 방바닥을 긁다가 책장에서 '친절한 복희씨'를 발견했다.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9개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1970년 불혹의 나이에 등단했는데, 그럼 이 책이 나올 때는 연세가 어떻게 되셨지, '아, 소설가 할머니가 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므찌다 므찌다 므찌다' 생각했다. 젊은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 2009. 6. 2.
오랜만에 만난 재미있는 소설, 『악기들의 도서관』 있었던 약속마저 취소해야할 만큼 답답한 과제가 있었는데도 너무 하기 싫어서 컴터만 켜놓고 하다 말다를 반복, 그러다가 빌려둔 소설책이 눈이 확 뛰었다. 김중혁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이다. 오늘같은 날 정말 잘 골라잡은 책이랄까? 헤헷. 오랜만에 재미읽에 이야기를 읽었다. (덕분에 하루종일 붙잡고 있었던 과제는 아직도 gg)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악기'와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책 뒷부분의 해설에선 'DJ 소설가의 탄생'이라고도 평론 제목이 붙어있다. 들어있는 이야기는 총 8편이다. 그리고 책 뒷부분에 이렇게 깜찍한 그림으로 '작가의 말'이 들어가있다. 센스+_+/ 수록된 작품은 자동피아노, 매뉴얼 제너레이션, 비닐광 시대, 악기들의 도서관, 유리방패, 나와 B, 무방향 버스, .. 2008. 5. 18.
조두진 소설집 『마라토너의 흡연』그는 왜 담배를? "담배를 안 끊다니? 내가 내기에 졌다고 이런 소리를 하는 게 아니야! 담배는 마라톤의 적이야, 적! 잘 알잖아? 어차피 마라톤을 계속하려면 담배를 끊어야 해. 자네는 담배를 끊기만 하면 서브쓰리를 달성할 수 있다고." "기록 세우려고 마라톤 하는 거 아닌데요. 담배 끊을 바에야 마라톤을 왜 합니까? 저는 평생 담배 피우려고 마라톤으로 몸 다지는 겁니다." 책 껍데기 디자인이 무척 마음에 든다. 뒷장에는 열심히 달리는 모습, 책 등에는 귀엽게 뛰는 모습, 책 표지에는 흡연하는 마라토너의 모습! 소설집이다. 7번국도, 마라토너의 흡연, 아름다운 날들, 족제비 재판, 정력가, 돼지, 손톱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7번국도랑 마라토너의 흡연이 가장 재미있었다. ㅋㅋㅋ 맛있는 담배를 계속해서 피우기 위해 마라톤을.. 2008.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