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미 소설, 『게으름을 죽여라』.. 게으르면 어때.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도, 한없이 게을러지는 내가 보였다. 자신이 없는건가, 열정이 부족해서인가. 움직여야 할 '필요'를 아직도 덜 느껴서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에게 붙어 짓누르고 있는가. 이런 생각들이 깊어지던 때였다. 그럴 때 내가 하는 일은, 커피 마시기, 걷기, 음악 듣기, 잠자기, 책보기, 서점 구경하기. 책보다가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커피를 마시며 걷다가, 음악을 들으며 서점을 구경하던 날이었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아직 공사중이라, 영풍문고에서 슥슥 책을 훑고 지나가다가 구경미를 발견했다. 아 이 분, 백수소설의 대가(『노는 인간』). 심지어 새 책 제목은 '게으름을 죽여라'. 장편소설 '라오라오가 좋아'와 함꼐 놓여 있었다. 한 권만 사자니 아쉽고, 두 권을 사..
2010. 7. 6.
구경미 장편소설 『미안해, 벤자민』
미안해, 벤자민 등단 10년인 구경미 작가는 2005년에 소설집 『노는 인간』을, 그리고 장편소설 『미안해, 벤자민』을 올해에 냈다. 노는 인간도 고향 집에 있는 것 같은데, 읽다가 말았던 기억이다. 반면 미안해, 벤자민은 어제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났는데 읽다가 말 수 없었다. 홀린 듯이 주인공 '그녀'를 따라다녔다. 어쨌든, 상처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개성있다. 재미있는 소설인데, 재미가 전부는 아니다. 추리 형식도 띠고 있어서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감동이 몰려왔다. 나에게 있어서 그녀의 벤자민 같은 대상은 무엇일까. 나중에라도 인지하게 되면 꼭 미안해, 라고 하루에 한 번씩 말해줘야지. 아, 나는 그냥 좀 다르게 고마워, 라고 말해줘볼까... 미안해, 벤자민 ..
2008.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