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1 [시] 동사무소에 가자 - 이장욱 동사무소에 가자 이장욱 동사무소에 가자 왼발을 들고 정지한 고양이처럼 외로울 때는 동사무소에 가자 서류들은 언제나 낙천적이고 어제 죽은 사람들이 아직 떠나지 못한 곳 동사무소에서 우리는 前生이 궁금해지고 동사무소에서 우리는 공중부양에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죽은 생선처럼 침울해져서 짧은 질문을 던지지 동사무소란 무엇인가 동사무소는 그 질문이 없는 곳 그 밖의 모든 것이 있는 곳 우리의 일생이 있는 곳 그러므로 언제나 정시에 문을 닫는 동사무소에 가자 두부처럼 조용한 오후의 공터라든가 그 공터에서 혼자 노는 바람의 방향을 자꾸 생각하게 될 때 어제의 경험을 신뢰할 수 없거나 혼자 잠들고 싶지 않을 때 왼발을 든 채 궁금한 표정으로 우리는 동사무소에 가자 동사무소는 간결해 시작과 끝이 무한해 동사무소를 나오면.. 2008. 10.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