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학생이 아닌 채로
제대로 된 직장인도 아닌 채로
제대로 된 놀이꾼도 아닌 채로
제대로 된 방랑자도 아닌 채로
제대로 된 생활자도 아닌 채로
공부하고 일하고 놀고 떠돌고 살다 보니
내 머릿속의 '아무것도 아니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노력을 갈구하던 문장은
'이러다가 그 무엇도 아니고 말게 되진 않을까'하는 회의적인 내용을 품게 되었다.
상태 1. 자기관리, 부지런함, 열정, 노력, 에너지, 미래 지향적인...
상태 2. 열정 부족, 게으름, 나태함, 지침, 귀찮음...
내 마음은 지금, 어느 쪽에 있을까.
내가 되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지금 현재에 있어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달려들어야 할까.
'무엇'과 '어떻게'를 이미 알면서도 잘되지 않을 땐, 다시 또 어떻게 해야 할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모를 것 같다가도 알게 되고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게 되고 포기하려고 하면 희망이 보이고 빛인 것 같다가도 금방 다시 어둡고......
헛소리 작렬.
-_ - 마음이 그렇게 무겁진 않았는데, 쓰다 보니 심각해지네.
원하는 건 정말 단순한 건데!
★ 바람 1. 봄기운이 느껴지는 바람과 햇살에 안겨서 나무 밑 벤치에 앉아 피아노 연주곡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 거기에다가 커피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 바람 2. 최근에 무엇이 이토록 강렬하게 갖고 싶었던 적이 없었는데, 디카를 사고 싶다. 어느 순간 사진 찍는 것에 시들해진 이후로는 아무 관심 없이 지냈었는데, 문득 아주 강렬히 다시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고장 난 하이엔드 디카는 고치기도 귀찮고, 사무실의 똑딱이 캐논은 부족하고, DSLR은 사도 잘 안 쓸 것 같고, 결론적으로 리코 GRD3가 갖고 싶다. 미친 척하고 사버릴까. 그러면 위에 나열한 상태2 보다 상태1의 상태를 더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떠한 '물건'에 의해서 나의 상태가 좌지우지된다면 그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겠지만, 마음에 드는 카메라를 통해 순간을 담아내는 작업은 분명 나를 활기 있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바람 3. 바람2의 결론에 의거하여 바람1의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_ -v
드디어 미쳤구나 싶다.
결국 카메라 사고 싶단 한 마디를 적고 싶어서 이 글을 쓴 상황이 된단 말이지.
쓰다 보니 그렇더란 말이지.
.... 후우. 봄바람이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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