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다들 아시죠? 베스트셀러, 엄청 팔렸죠. 어린이 버전도 따로 있고, 만화 버전까지 있죠. 두번째 이야기까지 나왔구요.
지금 이 포스팅을 하려고 좀 더 찾아보니 이미 마시멜로 이야기를 비판한 책도 나와 있었네요. '마시멜로 이야기에 열광하는 불행한 영혼들을 위하여(박성희, 이너북스, 2008)' 이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제가 오늘 이야기 하려는 방향과는 또다른 측면에서 마시멜로 이야기를 비판한 것 같네요. +_+
포스팅을 하기에 앞서서 밝히지만, 저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지 않았습니다. 안 좋아합니다. 어쩌면 싫어합니다. 앞으로도 읽고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용을 몰랐을 때부터 그랬고, 내용을 알고도 제 마음은 마시멜로에 손이 가지 않습니다. 그래도 조만간 읽어는 볼라고요^^;) 이런 책을 통해서 긍정적인 부분만 끌어내어 받아들이고 사용할 수도 있지만, 다른 책을 통해서 마시멜로보다 더 영양가 있고 좋은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눈앞의 마시멜로를 참으면 나중에 더 크고 좋은 것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건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들이 그렇듯 알고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일 뿐이죠. 어쨌든 이 책은 그러한 사실을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준 것 까진 좋았으나, '이게 최고의 방법이야'라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끌어들이기엔 비판 받을 점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책이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여전합니다. 이 책 또한 누군가에게는 비판적으로 읽히면서, 좋은 점은 받아들여지고 비판받을 만한 부분은 비판받으면서 널리 읽히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밑에 이어갈 글은 제 글은 아니고 가까운 지인의 글임을 밝힙니다. 다소 표현이 과격한 면이 있으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어보아용. *^^* (학교에서 주최하는 무슨 독후 감상문 대회에 제출 했었나본데, 책이 마시멜로 이야기로 정해진 상태에서 이렇게 '까대는' 감상문을 제출했으니, 뽑혔을 리가 있겠나 싶더라구요. ㅋㅋㅋㅋ)
맛나겠당. *_* (마시멜로 안좋아하는데, 코코아에 넣은 거 먹어보고는 반했다는 ㅋㅋ)
달콤한 마시멜로에 감추어진 그들의 거짓말 |
'마시멜로 이야기'는 '행복'과 '성공'을 위한 지침서이다. 저자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눈앞의 마시멜로를 그때 그때 바로 먹지 말고 저축하고 인내하여 키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로 묵묵히 갈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그 시대의 '트렌드'를 읽을 줄 알고 '선택'을 잘해서 '근검절약', '근면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사례들은 이러한 교훈을 숙지시켜준다. 그 중에서도 어린 아이들에 대한 마시멜로 실험과 주인공인 조나단과 찰리의 대비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여러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고 먹지 않고 15분만 참으면 한 개를 더 주겠다고 했을 때 참지 못하고 먹어버린 아이와 참아내고 두 개를 먹은 아니들이 있다.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조사해보니 참고 먹지 않았던 아이들이 압도적인 비율로 성공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례는 주인공인 조나단과 찰리이다. 절약하고 성실하게 살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성공한 기업의 사장 조나단이 우둔하고 참을성 없는 자신의 운전기사 찰리를 교화시켜 성공지향적인 사람으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마시멜로 이야기'의 교훈은 간명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누구나 알고 있을 듯 한 교훈이지만 실생활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내용을 '스토리텔링'의 기법으로 풀어냄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언론과 출판사의 대대적인 홍보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굴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또 큰 영향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전제하고 있는 행복과 성공은 지극히 일면적이고 편협하며, 그 성공을 위한 방법조차 현실에서는 별로 통용되지 않을 정도로 지극히 이상적이다. 반드시 성공을 해야 행복하고 그 성공은 돈과 명예료 대변된다. 성공한 기업의 사장 조나단은 이를 대변하고 있다. 물론 이는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로 매김하고 있지만, 그것은 위험하다. 행복과 성공의 가치를 일면화하고 지독한 경쟁지상주의로 내몰기 때문이다. 현실에서의 경쟁은 인간적이지 않으며 남을 밟고 서는 일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그것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시멜로 이야기'는 철저히 이분법적이다. 조나단은 근면성실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업의 사장이 되었고 찰리는 우둔하고 참을성 없는 소비 지향적 인물이므로 그의 운전사가 되었다고 한다.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대부분의 선량한 서민들은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질병으로 인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누구보다 더 성실히 살아 대기업 사원이 되었지만 적당히 이용되고 버려진다. 이에 반해 굴지의 대기업 회장들은 온갖 비리에 정경유착, 아첨, 투기를 통해 형성되었고, 대기업의 회장들은 탈세에 위법을 저지르고도 아픈 척 한 번 하면 경제에 기여한 공로 때문에 봐줘야 한다고 한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가정하는 공정한 경쟁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온갖 지연에 학연, 경제력을 바탕으로 불공정한 짓을 저지르고서야 그들이 주장하는 성공을 겨우 이룰 수 있는 적자생존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대기업 사장은 성공한 사람이고 운전사는 한심한 사람이라는 편협한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직업들인데 직업의 극단적인 차별이 존재하게 되면 그것은 계급 불평등을 이정하는 것을 넘어 지지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허리가 휘도록 일한 우리 부모님들은 과연 실패한 인생의 못난 사람들이라고 말하자는 것인지 궁금하다. 결국 마시멜로 이야기는 세상의 한 부분만을 겨우 반영하고 있을 따름이며, 이를 일반화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유지에 복무하고 있을 따름이다. 밝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가장함으로써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지만, 그 감동은 냉혹한 현실에서 우리를 지배하는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되어 우리를 억누른다. 돈 버는데 급급한 기업인으로서의 언론은 찬사를 늘어놓고 출판사는 좋아라고 찍어내며 독자들은 감동을 느끼며 사고가 굳어가는 것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마르크스가 이야기 한 '한 시대의 지배적인 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이라는 명제를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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