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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즐거움/조금 긴 소개20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시작 나로 말하자면 마음속으로 아빠를 떠나는 연습을 매일 하고 있었다. 시작은 아빠의 결혼식장에서부터였을 것이다. 끝 그때 나는 알게 되었다. 비로소 내가 온전히 혼자라는 것을,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최근의 내 모습을 건드렸던 부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엄마는 그걸 운명이라고 불러‥‥‥. 위녕, 그걸 극복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걸 받아들이는 거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거야. 큰 파도가 일 때 배가 그 파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듯이, 마주 서서 가는 거야. 슬퍼해야지. 더 이상 슬퍼할 수 없을 때까지 슬퍼해야지. 원망해야지, 하늘에다 대고, 어떻게 나한테 이러실 수가 있어요! 하고 소리 질러야지. 목이 쉬어 터질 때까지 소리 질러야지. 하지만 그러고 나서, 더 할 수 .. 2008. 2. 6.
정한아 장편소설 『달의 바다』,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 적 있어요? 그건 사실 끔찍하리만치 실망스러운 일이에요. 희미하게 반짝거렸던 것들이 주름과 악취로 번들거리면서 또렷하게 다가온다면 누군들 절망하지 않겠어요. 세상은 언제나 내가 그린 그림보다 멋이 떨어지죠. 현실이 기대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일찍 인정하지 않으면 사는 것은 상처의 연속일 거예요. 나중엔 꿈꿨던 일조차 머쓱해지고 말걸요. (시작문단) 감기랑 같이 산 책, 『달의 바다』 제 12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작이다. 신문에서 책 소개를 읽고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신문 기사를 읽지 않고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줄거리 때문에 스포일러 당한 기분이었다. 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좋았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적.. 2008. 2. 6.
장서표를 아시나요? 남궁산의 장서표 이야기 「인연을, 새기다」 장서표를 아시나요? 한겨레 신문에서 가장 재미있는 섹션은 목요일마다 나오는 Esc이다. 한겨레 신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섹션은 토요일마다 나오는 Book섹션이다. Book섹션을 읽다보면 늘 나를 낚는 글이 있다. 어김없이 한 주에 한 두 권은, 읽거나 사야할 책 목록에 책을 추가하게 만드는 책 소개 글. 언제부턴가 나를 낚는 글을 쓰는 사람이 일정하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바로, 문학전문기자 최재봉. 최재봉. 이 책도 그의 글로부터 만났다. 판화가 남궁산은 '장서표'판화를 국내에 소개했고, 장서표 전시를 기획하고 장서표만 모아서 두 번의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 책은 남궁산이 장서표를 선물한 시인, 작가, 학자 위주로 그들과 장서표에 대한 간결한 이야기 모음집이다. 남궁산은 이 책을 '왜 아무개의 장서.. 2008. 2. 6.
인권 만화책 「십시일反」,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십시일반」 - 열명이 모여 만든 책 한권으로 차별에 맞서겠다는 의도의 제목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사촌 동생이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에 챙겨주진 못했지만 공부 하느라 고생할 앞날이 감감할 터, 이참에 오빠랑 좋은 책을 몇 권 선물하기로 했다.(사실 학교 공부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히 컸다.) 이 책은 오빠가 고른 책 중의 하나, 나도 처음보는 책이었다. 안봤으면 나부터 읽어보라고 하길래 만화책이라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다. 만화라 보기는 쉬웠지만 내용은 무거웠다. 때로는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한 장의 그림이 더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인권에 .. 2008.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