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질문들 앞에서 언제까지 무력할 텐가'
걸었다. 생각을 곱씹으며 걸었다.
안국에서 반디, 영풍을 거쳐 청계천을 지나 광화문에서 경복궁역까지.
그리고 효자동까지. 오랜만에 이유 없이 걸었다.
적당히 흐린 날씨, 적당한 잉여 기분, 적당한 우울감. 걷기에 좋은 날이었다.
목화식당이 보이는 plan b 까페에 앉았다. 커피도 맛있고, 인테리어도 좋고, 음악까지 좋다.
(통의동에서 쉬어 결국 부암동까지 갔...)
언제까지 이 동네에 살고 있을까 나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이곳에 흘러들어 왔고, '동네'의 매력이 푹 빠졌다.
이제 나는 학교를 떠날 준비를 해야만 한다.
무엇이 하고 싶었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얼마나 갈고 닦았는지 몰라도,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제 선택 앞에 섰다.
내 앞의 선택의 여지가
너무나도 분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뒀다.
그냥 뒀더니, 그것이 뭔지 나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방법도
열정적으로 뛰는 방법도
아름답게 경쟁하는 방법도
모두 잊은 것 같다.
그래 맞다, 반복되는 질문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서 썼듯,
(2008/02/09 - 긍정의 기록 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질적으로 같은 질문이 아닌 건 알겠는데
그래도 역시 반복되는 질문이다.
요즘은 좀 무력하게 느껴진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고민하는 것까진 좋았으나
어느 것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긴 했어야 하는 거다.
뭘 좀 읽어야겠다.
음식과 상품의 소비가 아닌 활자의 입력만이 나를 다시 나답게 하리라.
+ plan b cafe 내부 사진을 사이에 삽입한다.
휴대성 좋은 GRD3마저 꺼내지 않고 핸드폰으로 몇 컷 찍었다.
음식 사진, 까페 사진에 취미 없으나, 왠지 꼭 담고 싶었다.
또 갈 테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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