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미 소설, 『게으름을 죽여라』.. 게으르면 어때.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도, 한없이 게을러지는 내가 보였다. 자신이 없는건가, 열정이 부족해서인가. 움직여야 할 '필요'를 아직도 덜 느껴서인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에게 붙어 짓누르고 있는가. 이런 생각들이 깊어지던 때였다. 그럴 때 내가 하는 일은, 커피 마시기, 걷기, 음악 듣기, 잠자기, 책보기, 서점 구경하기. 책보다가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커피를 마시며 걷다가, 음악을 들으며 서점을 구경하던 날이었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아직 공사중이라, 영풍문고에서 슥슥 책을 훑고 지나가다가 구경미를 발견했다. 아 이 분, 백수소설의 대가(『노는 인간』). 심지어 새 책 제목은 '게으름을 죽여라'. 장편소설 '라오라오가 좋아'와 함꼐 놓여 있었다. 한 권만 사자니 아쉽고, 두 권을 사..
2010. 7. 6.
치유하는 걷기, 그리고 plan b cafe
'반복되는 질문들 앞에서 언제까지 무력할 텐가' 걸었다. 생각을 곱씹으며 걸었다. 안국에서 반디, 영풍을 거쳐 청계천을 지나 광화문에서 경복궁역까지. 그리고 효자동까지. 오랜만에 이유 없이 걸었다. 적당히 흐린 날씨, 적당한 잉여 기분, 적당한 우울감. 걷기에 좋은 날이었다. 목화식당이 보이는 plan b 까페에 앉았다. 커피도 맛있고, 인테리어도 좋고, 음악까지 좋다. (통의동에서 쉬어 결국 부암동까지 갔...) 언제까지 이 동네에 살고 있을까 나는. 학교에 다니기 위해 이곳에 흘러들어 왔고, '동네'의 매력이 푹 빠졌다. 이제 나는 학교를 떠날 준비를 해야만 한다. 무엇이 하고 싶었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얼마나 갈고 닦았는지 몰라도,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제 선택 앞에 섰다. ..
2010.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