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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4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그래서 『풍선을 샀어』 여름비와 잘 어울리는 책이 있다. 밤이 깊어가도록 후텁지근한 날씨, 고요해서 더 잘 들리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잠은 커녕 정신이 더 또렷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날엔 책을 읽으면 참 좋다. 작가의 감수성에 동화되기도 더 쉬운 것 같고, 책의 마법으로 어느 순간 잠에 솔솔 빠져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장마 때는 공지영의 '빗방울처럼 혼자였다'를 읽었다.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한 두 이야기씩 읽었기 때문에, 내용은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럭저럭 비내리는 밤을 잘 보냈던 것 같다. 제목부터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혼자인 밤, 잠 안오는 밤, 습한 밤, 고요한 밤, 적막속에 빗소리가 마음속으로 뚫고 들어오는 그 밤에 말이다! 며칠 전에 또 그런 밤에 잘 어울리.. 2008. 7. 23.
구원은 어디에 있을까 -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와 이창동의 <밀양>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화제를 일으켰던 작품 '밀양'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개봉 했을 당시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참 괜찮은 영화구나'라는 정도까지만 생각했을 분 더 이상의 사고의 진전은 없었는데, 지난 학기에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라는 수업을 들으며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책 좋아하면서 이런 정보를 몰랐다니, 밀양에 큰 관심은 없었나 봅니다.), 작품에 대해 좀 더 깊이있는 사고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책을 읽고(책은 원래 같은 제목의 단행본 소설집으로 예전에 나온 것이 있고, 영화 밀양이 개봉하면서 새로 나온 벌레 이야기만 얇게 새로 나와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관련 논문도 여러 편 찾아보고 참고해서 원작 소설과 영화를.. 2008. 7. 11.
구경미 장편소설 『미안해, 벤자민』 미안해, 벤자민 등단 10년인 구경미 작가는 2005년에 소설집 『노는 인간』을, 그리고 장편소설 『미안해, 벤자민』을 올해에 냈다. 노는 인간도 고향 집에 있는 것 같은데, 읽다가 말았던 기억이다. 반면 미안해, 벤자민은 어제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났는데 읽다가 말 수 없었다. 홀린 듯이 주인공 '그녀'를 따라다녔다. 어쨌든, 상처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개성있다. 재미있는 소설인데, 재미가 전부는 아니다. 추리 형식도 띠고 있어서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감동이 몰려왔다. 나에게 있어서 그녀의 벤자민 같은 대상은 무엇일까. 나중에라도 인지하게 되면 꼭 미안해, 라고 하루에 한 번씩 말해줘야지. 아, 나는 그냥 좀 다르게 고마워, 라고 말해줘볼까... 미안해, 벤자민 .. 2008. 3. 27.
병원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병원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환자를 속이는 병원들의 실태와 올바른 의료 이용을 위한 지침"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이 책이 나왔을 때부터 관심이 마구 마구 생겼지만, 난 외면하고 싶었다. 힘들었다. 병원 이야기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병원'이라는 곳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응급실, 중환자실, 보호자 대기실, 울음...... 그리고 중환자실의 뚜- 뚜- 뚜- 뚜- 하는 그 소리까지... 그래, 이건 뭐 개인적인 기억들이다. 병원은 참 힘든 곳이다. 내가 아파도 가족이 아파도 모르는 사람이 아파도... 그냥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 감상적인 인간이여!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아직 생생한걸.) 아픈 것도 서러운데, 병원은 어렵다. 그리고 돈 때문에.. 2008.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