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는 바보』看書痴 이덕무를 아시나요?
김남일씨가 쓴 冊이라는 책을 읽다가 이덕무를 알게 되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할 때에는 그저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을 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 권의 책을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너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흰 좀벌레 한 마리가 나의 이소경離騷經에서 추국秋菊, 목란木蘭, 강리江籬, 게거揭車 등의 글자를 갉아먹었다.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나서 잡아죽이려 했는데, 조금 지나자 그 벌레가 향기로운 풀만 갉아먹은 것이 기특하게 여겨졌다." 이덕무, 『책에 미친 바보』, 권정원 옮김, 미다스북스, 2004. 읽고 있던 책의 저 문장에서도 풀 향이 날 것만 같았다. 문..
2008.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