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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접다 '마음을 접다'라는 표현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책장을 접다'는 표시를 해두기 위함임을, '종이를 접다'는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함임을. 나는 오늘 마음을 접는다, 접었다. 포기했다는 것이 아니라, 마음 한 지점에 표시를 해두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자 했을 따름이다. 4월 어느 날. 2010. 4. 19.
페이퍼 나이프(Paper Knife)를 사용하시나요? 페이퍼 나이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요렇게 생긴 물건 익숙하시죠? 혹시 정확한 명칭은 알고 계셨나요? 저는 제대로 된 이름을 알려고 하지도 않고 '편지 봉투 뜯느 거' 아니야,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알고봤더니 Paper Knife라고 하더라구요. (지칼, Letter Knife, Letter Opener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그 용도 역시 봉투 뜯는 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페이퍼 나이프는 강철, 스테인레스, 놋쇠, 목재, 상아 등의 재료로 만들어지는데 주로 종이를 뜯을 때 사용하기 때문에 무디고, 매우 장식적입니다. 첫 번째 사진↑의 페이퍼 나이프는 나무 재질이고, 두 번째 사진↑의 페이퍼 나이프는 쇠로 된 것입니다. 보통은 위 사진에서처럼 봉투를 뜯을 때 사용하고.. 2010. 4. 17.
글과 말, 문어와 구어 말할 때는 문어체가 나오고, 글 쓸 때는 구어체가 나오니 이걸 어쩌면 좋나. 가끔 친구들이랑 대화할 때 이상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문어체를 쓰는 걸로 놀림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블로그에 글 쓰다가 느끼는 건, 이야기는 계속 튀어나오는데, 그게 문장이 되지 않고 그냥 '말'이 되고 만다는거다. ㅜㅜ 그런 이유로 어제오늘, 두 개나 포스팅 하려다 말고 비공개 처리해버렸다. (조만간 다듬어서 공개하긴 하겠지만;) 적당히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듯 쓴 글은 웹상에서 읽기에도 좋고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최근에 내가 글을 쓰다가 보면 이건 뭐, 읽기에 좋은 게 아니라 그저 산만하다. 간결한 문장이 좋은데, 왜 잘 안되지. 뭐가 그렇게 이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수련이 필요하다. 진지하게 고민하.. 2010. 4. 15.
영인문학관을 아시나요? 전시회 소개 영인문학관은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문학박물관이다. '영인'이라는 이름은 평론가 '이어령'의 '영', 그의 부인 강인숙의 '인'을 따서 지어졌다. 영인문학관이 시작된 이야기는 홈페이지(http://www.youngin.org/)의 인사말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영인문학관에서는 해마다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전시회를 연다. 이번 봄 전시회는 문인·화가의 선화(扇畵) 모음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10주년 기념 전시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바람 위에 쓴 글과 그림 - 문인·화가 扇畵 모음 展 영인문학관이 10주년이 되었습니다. 자축하는 의미에서 2010년 4월 9일부터 “바람 위에 쓴 글과 그림 - 문인·화가 扇畵 모음 展-”을 열게 되었습니다. 시·서·화가 하나로 융합되던 書畵扇의 특성을 현.. 2010. 4. 14.
문진영, 『담배 한 개비의 시간』 얇고 예쁜 책이 한 권 내게로 왔다. 책 날개를 펼쳐보고 멈칫, 놀랐다. 87년생이라니. 86년생 작가를 봤을 때와는 또 다른 기분. 3년 전에 82년생 정한아의 '달의 바다'를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 읽다 보니 87년생의 감수성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십 대 초반의 감수성이 떠오른다. 지금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젠 나도 그 시절을 지나오긴 한 것 같다. 만약 내가 그 때 방황할 수 있는 만큼 방황하지 않고, 고민할 수 있는 만큼 고민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이야기 하나에도 쉽게 다시 흔들렸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이 책이 그만큼 이십대 초반의 흔들리는 감수성을 잘 표현해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덕분에 그 시절 특유의 어떤 느낌과 분위기, 그리고 사건들이 떠올.. 2010. 4. 11.
오늘 만진 책, 그리고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 토요일이다. 원래 바람은 햇살 드는 창가에서 광합성 하며 책을 읽는 것이었지만, 날씨가 흐린 관계로 이불을 뒬뒬 감고 책을 읽었다. (날씨가 좋았어도 방바닥에 붙어 있었을 것 같긴 하다.) 느지막하게 일어나(라고는 해도 충분히 잔 기분인데 10시도 안되어 있었다.), 신문을 건성으로 넘기다가 북 섹션에서 재미있어 보이는 책 두 권을 오려놓고 대충 배를 채우고 뒹굴었다. 뒹굴다가 문득 책장에 꽂혀 있던 '사케' 책을 꺼내서 이 내용 저 내용을 가늠하다가, 다음에 사케를 한 병 사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다시 덮었다. 내 방에서 뒹구는 것이 지겨워질 무렵, 오빠 방으로 기어가 책장 옆에서 또 뒹굴었다. 별 생각 없이 이 책 저 책을 헤집다가 '인권의 풍경'을 읽기 시작했다. 앞부분의 몇 꼭지를 재미있게 읽다.. 2010.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