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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즐거움/조금 긴 소개

장서표를 아시나요? 남궁산의 장서표 이야기 「인연을, 새기다」

by LoveWish 2008. 2. 6.

장서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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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에서 가장 재미있는 섹션은 목요일마다 나오는 Esc이다.
한겨레 신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섹션은 토요일마다 나오는 Book섹션이다.

Book섹션을 읽다보면 늘 나를 낚는 글이 있다. 어김없이 한 주에 한 두 권은, 읽거나 사야할 책 목록에 책을 추가하게 만드는 책 소개 글. 언제부턴가 나를 낚는 글을 쓰는 사람이 일정하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다. 바로, 문학전문기자 최재봉. 최재봉. 이 책도 그의 글로부터 만났다.

판화가 남궁산은 '장서표'판화를 국내에 소개했고, 장서표 전시를 기획하고 장서표만 모아서 두 번의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 책은 남궁산이 장서표를 선물한 시인, 작가, 학자 위주로 그들과 장서표에 대한 간결한 이야기 모음집이다. 남궁산은 이 책을 '왜 아무개의 장서표는 이렇게 만들었는가' 정도의 글 모음집이라고 봐달라고 했다.

내가 장서표를 처음 알게된 건 2006년에 전공 수업으로 들은 '서지학의 이해'에서 였다. 서지학자 김종천 교수님은 서지학 이외에 여러 문화·예술 방면으로 재미난 이야기들을 자주 들려주셨는데, 어느 날은 여러 나라의 장서표가 인쇄된 프린트를 나눠주시고는 장서표에 대해 알려 주셨다. '동양은 도장을 찍지만(장서인) 서양은 이런 그림을 여러개 미리 인쇄 해두고 책에 붙인다(장서표).'라고 설명을 해주셨던 것 같다. 당시 프린트물을 다시 보니 우리나라의 장서표라며 보여주신 것은 역시 이 책의 작가 남궁산의 것이다.

한겨레 Book섹션에서 최재봉 기자의 글을 통해 이 책이 나온 것을 알게되고, 책을 사서 손에 들었지만 그때까지 모르는 것이 있었다. 책의 첫 장의 펼치니 작가의 말보다도 앞에 있는 추천의 말이 최재봉 기자가 쓴 것이었다. 두 분이 친구사이였다니...ㅋㅋㅋ (이런 관계를 발견하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최재봉 기자의 장서표 이야기를 가장 먼저 찾아서 읽었는데, 그 날은 딱 거기까지만 읽고 정말 오랜만에 행복하게 미소 지으면서 잠들었다. 나를 자주 낚으시는 글을 쓰는 분과 좀더 알게되어 친해진 느낌도 들었고, 그런 사람을 너무도 잘 나타내는 간결한 판화 장서표 그림이라니! 행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저 작은 그림 한 장에 그 사람을 잘 표현하는 저런 느낌이 날 수 있지?
만약 내가 장서표를 갖게 된다면 난 어떤 사물들로 표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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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장 찍어봤다. 히히히 안도현, 한비야, 김훈 ...
이름이 안 써 있어도 누군건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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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다. 나도 남궁산으로부터 이런 장서표를 선물 받을 만한 어떤 사람이 되고싶다. 푸하하하하하 ㅋㅋㅋㅋㅋ


※ EX-LIBRIS 장서표란 무엇인가? (책 뒤에 실린 설명을 발췌함.)

장서표는 책의 소유를 표식하는 도장이 보다 더 예술적으로 가공되어 독립된 예술의 장르이다. 그것은 장서자의 일종의 표시이거나 책의 장식에 쓰이는데 책의 표지나 뒷면 또는 안겉장에 붙인다. 그래서 아름다움과 실용의 목적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문자와 그림이 조화롭게 결합된 것이 장서표의 중요한 예술적 특징인데 주로 '판화'로 제작되며 내용과 형식이 각기 특색을 갖추고 있다.

(
중략)

장서표에는 라틴어 'EXLIBRIS'라는 국제 공용의 표식이 삽입되는데 쓰는 사람에 따라 EX와 LIBRIS 사이에 '-'을 삽입한다. EX는 영어의 'from', LIBRIS는 'books, library'로 '~애서' '~장서'의 뜻이며 영어권에서는 'Book Plate'라고도 쓴다.

장서가 자신의 이름을 써넣는 것도 장서표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예를 들면 누구누구 장서, 애서, 소장, 책사랑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주소나 서재명, 제작이나 소장 연대를 쓰기도 하고, 책의 내용이나 그와 과련된 시, 격언, 경구들을 적어 장서표의 의의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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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새기다
남궁산 지음/오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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