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만화책 「십시일反」,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십시일반」 - 열명이 모여 만든 책 한권으로 차별에 맞서겠다는 의도의 제목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사촌 동생이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에 챙겨주진 못했지만 공부 하느라 고생할 앞날이 감감할 터, 이참에 오빠랑 좋은 책을 몇 권 선물하기로 했다.(사실 학교 공부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히 컸다.) 이 책은 오빠가 고른 책 중의 하나, 나도 처음보는 책이었다. 안봤으면 나부터 읽어보라고 하길래 만화책이라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다. 만화라 보기는 쉬웠지만 내용은 무거웠다.

  때로는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한 장의 그림이 더 크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인권에 관한 이 만화들 한 컷 한 컷이 그랬던 것 같다. '성적소수자, 장애인, 여성, 이주노동자 ……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거야?', '나는 관심없어.'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기사들을 들이대며 장애인 이동권이 어쨌고, 최저생계비가 어떻니 하는 것보다 이런 책 한 권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보면 알 수 있다. 당장 자신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지 않는가?

  최근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국가인권위원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바꾸려고 하고있다.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이명박 밑에 들어가있는 인권위원회? 그렇게 되면 '인권'위원회일 수가 없을 것 같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 인권이 뭔가. 다수의 힘, 권력으로부터 소수자들을 지켜주는 것 아닌가?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바꾸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던데,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좋겠다.

  책이야기 하다가 국가인권위 이야기로까지 넘어가버렸다. 음... 이 책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해서 2003년에 나온 책이다. 앞으로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좋은 활동을 계속해서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과 상관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버릴 수 있다면...

십시일反 박재동 외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