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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즐거움/책 관련 이야기

안식

by LoveWish 2009. 11. 1.

절박한 심정이 되면 기어이 책을 펼치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이상의 관심을 다른 것들에 투자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라는
요지의 천금 같은 한 마디를 해주는 친구가 옆에 있어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에 홀린 듯이 서점으로 들어가 3분 만에 책을 한 권 집어 나왔다.
어두운 길에서 책을 펼치니 빛이 쏟아진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쓴 보마르셰는 묻는다. "사랑과 평화가 한 가슴속에 공존할 수 있는가? 청춘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은 이 끔찍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화 없는 사랑, 사랑 없는 평화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나는 네가 사랑 없는 평화보다는 평화가 없어도 사랑하는 삶을 선택해 주기를 바란다. 새뮤얼 버틀러가 말한 것처럼 "살아가는 일은 결국 사랑하는 일"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라는 문구로 내 고민을 덜어주었던, 이제는 고인이 된 장영희의 유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다. 
흔들리는 버스에서 한 이야기만 읽었을 뿐인데도, 서점에 들른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통 책을 읽지 않아, 생각이 바싹바싹 마르고 있었다. 
바쁘다는 핑계, 다른 것에 신경 쓰고 있으므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 등은 책을 펼치기 어렵게 했다.

그럼에도, 절박한 심정이 되면 기어이 책을 펼치고야 말게 되는 것이다. 
필요하면 펼치게 되어 있다, 읽게 되어 있다. 
필요한 순간이 올 때까지 책들이 내 주위에 그렇게 편안하게 있는 것이다. 

따뜻한 차 한 잔,
심장 박동 수에 템포를 맞추어 날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 한 곡,
뜻밖의 내용으로 날 위로해주는 책 속의 끊이지 않는 이야기들. 

그리고, 기다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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