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윤제림
강을 건너느라
지하철이 지상으로 올라섰을 때
말없이 앉아 있던 아줌마 하나가
동행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한다
눈 온다
옆자리의 노인이 반쯤 감은 눈으로 앉아 있던 손자를 흔들며
손가락 마디 하나가 없는 손으로
차창 밖을 가리킨다
눈 온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던 젊은 남녀가
얼굴을 마주 본다
눈 온다
만화책을 읽고 앉았던 빨간 머리 계집애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든다
눈 온다
한강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이 가끔씩 지상으로 올라서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지하철이 지상으로 올라섰을 때
말없이 앉아 있던 아줌마 하나가
동행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한다
눈 온다
옆자리의 노인이 반쯤 감은 눈으로 앉아 있던 손자를 흔들며
손가락 마디 하나가 없는 손으로
차창 밖을 가리킨다
눈 온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던 젊은 남녀가
얼굴을 마주 본다
눈 온다
만화책을 읽고 앉았던 빨간 머리 계집애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든다
눈 온다
한강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이 가끔씩 지상으로 올라서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내리는 눈을 발견했을 때의 따뜻한 행복감이 시에서 느껴진다.
나도, '눈 온다'라고 행복을 나누는 말 한 마디를 하고싶다.
눈 내리는 날 한강을 건너는 지하철을 타는 것도 괜찮겠구나.
2007년 겨울인 듯. 캐논 a35 필카.
눈 내린 주말,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위 사진은 눈이 잠깐 그쳤을 때라 남산타워와 종로타워가 보인다.
아래 사진은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시야가 가려졌다.
눈 내린 주말, 정독도서관으로 향했다.
위 사진은 눈이 잠깐 그쳤을 때라 남산타워와 종로타워가 보인다.
아래 사진은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시야가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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