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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의 즐거움/요즘 읽은 책

김혜순 시집, 『당신의 첫』

by LoveWish 2008. 5. 1.
김혜순 시인의 '당신의 첫'

나는 '그냥' 샀다.
내가 못 읽으면 아빠 주지 뭐,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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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당 문학상 수상작인 '모래여자'도 있었다.

모래여자

김혜순

모래 속에서 여자를 들어 올렸다
여자는 머리털 하나 상한 데가 없었다

여자는 그가 떠난 후 자지도 먹지도 않았다고 전해졌다
여자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숨을 쉬지도 않았지만
죽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와서 여자를 데려갔다
옷을 벗기고 소금물에 담그고 가랑이를 벌리고
머리털을 자르고 가슴을 열었다고 했다

여자의 그가 전장에서 죽고
나라마저 멀리멀리 떠나버렸다고 했건만
여자는 목숨을 삼킨 채
세상에다 제 숨을 풀어놓진 않았다
몸속으로 칼날이 들락거려도 감은 눈 뜨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자를 다시 꿰매 유리관 속에 뉘었다
기다리는 그는 오지 않고 사방에서 손가락들이 몰려왔다

모래 속에 숨은 여자를 끌어올려
종이 위에 부려놓은 두 손을 날마다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낙타를 타고 이곳을 떠나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꿈마다 여자가 따라와서
감은 눈 번쩍 떴다
여자의 눈꺼풀 속이 사막의 밤하늘보다 깊고 넓었다

모래여자를 읽고도 그랬었지만, 시가.... 어렵다.
나는 아직 김혜순 시인의 넓은 시세계를 여행할 준비가 안된 것 같다.

오늘 공강 시간에 『작가세계』이번 호의 작가가 누군지 보러 도서관에 갔었는데,
마침 김혜순 특집이었다.

   

관심있게 몇 개의 평론을 읽긴 했지만, 역시나 내겐 큰 산처럼 느껴졌다.
역시 나의 문학적 소양은 아직 '흥미'를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_-ㅋ

어쨋든 시에 대한 나의 관심은 이제 걸음마니까, 헤헤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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