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와 잘 어울리는 책이 있다.
밤이 깊어가도록 후텁지근한 날씨,
고요해서 더 잘 들리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잠은 커녕 정신이 더 또렷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날엔 책을 읽으면 참 좋다.
작가의 감수성에 동화되기도 더 쉬운 것 같고,
책의 마법으로 어느 순간 잠에 솔솔 빠져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장마 때는 공지영의 '빗방울처럼 혼자였다'를 읽었다.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한 두 이야기씩 읽었기 때문에,
내용은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그럭저럭 비내리는 밤을 잘 보냈던 것 같다.
제목부터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혼자인 밤, 잠 안오는 밤, 습한 밤, 고요한 밤,
적막속에 빗소리가 마음속으로 뚫고 들어오는 그 밤에 말이다!
며칠 전에 또 그런 밤에 잘 어울리는 책을 한 권 더 만났다.
조경란의 '풍선을 샀어'
단편 이야기들의 주인공을 보면서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게되었다.
여자, 중년, 글쟁이, 니체, 철학, 그리고 밤! 등 여러 단어가 떠올랐다.
한 이야기씩 이렇게 잠 안오는 밤에 조용하고 차분하게 읽어나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뒤에 작가 후기를 읽어보니 글쓴이가 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주로 깊은 밤, 혹은 새벽에 쓴 글들이라고 한다.
… 모두 깊은 밤, 혹은 새벽에 쓴 글들이지요. 그 집중된 시간이 주는 친밀감과 장엄함, 그리고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언어들. 가장 어두울 때 가장 밝은 순간을 기다리듯, 그 짙푸른 시간들 속에서 제 마음을 치고 지나갔던 울림들, 애끓는 이야기들을 한 자 한 자 적어나갔을 것입니다. 글을 쓰는 시간이 늘 힘겹거나 고통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이따금 놀랄 만큼 정신이 맑아 질 때가 있기도 하고, 제 글이 저의 어떤 실현을 향해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 착각이 없다면 아마 계속 글을 쓰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글 쓰는 일은 저에게는 이를테면 창문 같은 것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공간 너머의 세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한 제가 머물고 있는 이쪽 공간을 밝혀주는, 호나하디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 -작가의 말 중에서-
첫 이야기, '풍선을 샀어'가 제일 좋았다. ^^a
그들이 풍선을 부는 장면이다. ^^
그래, 샀으면 불어야지! 후우- 훕!
사실 풍선을 샀어를 읽고는 계속 그런 분위기의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뒤로 갈수록 조금씩 어려워 지는 기분이 들어서,
(아직 내 공감의 범위가 폭넓지 못해서 그런거겠지) 좀 섭섭하기도 했더랬다.
헤헤. 하지만 더 읽을수록 다시 빠져들었다는거~
한동안 책 리뷰 포스팅을 못했다.
손에서 책을 놓지는 않고 있었는데,
도무지 글을 쓸 수 없었다.
뭐... 부담스러웠던거지 ^^;
그래서 그냥 지금처럼 다시 가볍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로만 책 이야기를 하련다. 헤헤헷~
그럼!
손에서 책을 놓지는 않고 있었는데,
도무지 글을 쓸 수 없었다.
뭐... 부담스러웠던거지 ^^;
그래서 그냥 지금처럼 다시 가볍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로만 책 이야기를 하련다. 헤헤헷~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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