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갈증.
소설이 필요해.
나만 이렇게 사는거야?
라는 물음.
최근 너무 소설을 못읽었어.
이야기가 필요해.
책 사러 갈래.
라는 일기를 쓰고는 이 책을 샀다.
빌려 읽을까 싶어서 기다리다보니 책 빌릴 시간이 당최 나질 않더라고...
결론은 일기 내용에 적절한 책이었다.
역시 '이야기의 힘'...
이야기 하나를 읽을때마다 심한 감기를 앓고는 낫는 기분이다.
구멍, 하다 만 말, 등 뒤에, 감기 까지 읽었나?
난 꼭 이렇게 읽다 말고 내용없이 책 리뷰 올리더라. 흐하
리뷰도 아니고 프리뷰도 아니고 ㅋㅋㅋ
그럼 이만. 마저 읽으러~
…
마저 읽고 왔다.
그냥 이야기 듣듯이 편하게 더 읽으면서 생각했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싶은걸까.
잘 모르겠었더랬다.
내가 적당히 느끼고 말기엔 뭔가 더 깊은 의미가 있을것만 같았다.
책 뒷부분에 있는 '순환하는 암호들'이라는 제목의 |해설| 부분을 읽고야 조금 알 것 같았다.
해설을 읽고 나니 책을 한 번이라도 다시 읽으면 새롭게 다가올 것 같은데,
지금 다시 읽고 싶지는 않다. 근데 언젠간 다시 펼쳐보게 될 것 같다.
문학평론가 심진경의 해설글은 1.암호 2.구멍 3.유령 4.선물 로 쓰여있다.
소설을 쓴 윤성희도 물론 대단하지만 이런 해설을 쓰는 사람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_-;;)
각각 다른 시기에 여러 문학잡지에 수록됐었던 단편 소설들이 이렇게 연관성 있게 해석되고,
하나의 소설집으로 탄생되는 것도 나에겐 마냥 신기하기만 하고.... ㅋㅋㅋㅋㅋ^^a
1. 암호 부분에서 한문단 발췌해서 적어본다. 이 책 소개글로는 적당하지 싶다.
윤성희의 최근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느끼는 낯섦과 이질감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러한 암호에서 기인한다. 어떠게 보면 윤성희의 소설은 차라리 암호 그 자체가 된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암호는 쉽게 해독되지 않는다. 그것은 기쁨인가 하면 슬픔이고, 슬픔인가 하면 무심함이다. 대책없이 유쾌한 소동극인가 하면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 비극이기도 하다. 기쁨은 고통과 함께하고 절망감은 희망을 곁에 둔다. 다시 한번 말하겠다. 기쁨은 고통이 되고 절망은 희망이 되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기쁘은 고통이고 절망은 희망이다. 그리하여 불행은 행복과 동의어가 된다. 우리가 윤성희 소설을 읽으면서 간혹 어리둥절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는 어느 순간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내가 슬픈 건지 기쁜 건지 알 수 없게 된다. 윤성희의 소설에는 그렇게 공존하게 어려운 이질적인 감정과 의미들이 별 모순 없이 병존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소설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물론이거니와 사건의 의미, 낱말들, 심지어 기호들조차 계속 움직이고 변한다. 윤성희 소설의 낯섦과 새로움은 바로 거기에 있다. 하나의 고정된 의미를 거부한 채 환유적으로 운동하는 이 암호들의 세계. 이 활기찬 암호들에서 윤성희 소설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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