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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즐거움/오려두는 글23

[시] 하늘과 땅 하늘과 땅 산도르 마라이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 불멸의 신적인 것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코를 후빈다. 내 영혼 안에는 인도의 온갖 지혜가 자리하고 있지만 한번은 까페에서 술취한 돈 많은 사업가와 주먹질하며 싸웠다. 나는 몇 시간씩 물을 응시하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뒤좇을 수 있지만 어느 주간 신문에 내 책에 대한 파렴치한 논평이 실렸을 때는 자살을 생각했다. 세상만사를 이해하고 슬기롭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때는 공자의 형제지만 신문에 오른 참석 인사의 명단에 내 이름이 빠져 있으면 울분을 참지 못한다. 나는 숲 가에 서서 가을 단풍에 감탄하면서도 자연에 의혹의 눈으로 꼭 조건을 붙인다. 이성의 보다 고귀한 힘을 믿으면서도 공허한 잡담을 늘어놓는 아둔한 모임에 휩쓸려 내 인생.. 2008. 2. 20.
[시] 빛, 바다에 대한 그리움... 빛 이시영 내마음 초록 숲이 굽이치며 달려가는 곳 거기에 바다는 있어라 뜀뛰는 가슴 너는 있어라 이 시가 아마,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동안 걸려 있던 시였을거다. 그 때 이 시가 너무 좋아서 열심히 찾아서 이시영의 시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시영 시집을 한 권 사들고는 무척 기뻐 했었다. 그러고는 아래와 같은 글을 써 놓고, 고향에 갔다. 바다보러. (2007년 여름) 사실 바다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낭만적인 건 아니다. 그냥 바다가 없는 곳에서 바다를 그리워 하는 그 마음이 참 좋다. 바다가 해주는 무언의 위로, 넓음과 푸르름, 그리고 파도 소리가 그저 좋다. 그래서 바다에 간다. 몇 달 동안 그렇게 그리워 하다가 바다에 간다. 바다에 가면 막상 그리던 모습이 아니거나 혼자인 외로움에 오래 머무르지도.. 2008. 2. 19.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 클릭★ 한국일보에 2002년 3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연재된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라는 기획. 이런걸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전경린의 소설, 「엄마의 집」을 읽고 나서 그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다가 찾았다.) 내가 좀 더 알고 싶어하는 문인들이, 자기가 왜 문학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 아니던가? 김연수, 전경린, 이시영, 공지영, 박범신, 김혜순 …… 조정래까지... 아직 전경린편 밖에 안 읽었지만 벌써부터 설렌다. 호호호~ 전경린 편 전문을 인용해본다. 나도 언젠간 글을 쓰며 살고싶다. 소설가 전경린 서른 세살…문득 삶을 내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적막한 풍경 한없이 보던…일찌감치 삶에 질렸던 아이 어떤 부류의 사람은 삶 자체로부터 욕구를 발견하지 못한.. 2008.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