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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즐거움/일상적 떠들기

시험 감독 하는 학생

by LoveWish 2009. 4. 26.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총 16여섯 번의 중간/기말고사를 봤다. 불과 네 달 전까지만 해도 긴장한 채 그 시험을 쳤던 학생이, 지난 한 주 동안은 감독을 했다. 

시험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무엇인가에 집중한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기도 했고, 그 시절 내 모습이 떠올라 뜨거워지기도 했다. 


난 시험을 잘 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은 학생이었다. 꼭 장학금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교를 다니는 중에 아르바이트도 꽤 해봤지만, 투자에 비해 댓가는 늘 부족하기만 했다. 장학금을 한 번 받아보니 공부할 시간을 쪼개서 해야 하는 아르바이트보다, 장학금을 타는 게 돈도 더 되고, 좋은 성적까지 얻게 되는 방법인 것 같았다. 서울에서 '유학' 중인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집에 도움이 되고 싶었던 거다. 어쩌면 C+를 받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고 했으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장학금을 받기 위해 '내가 해야만 하는 공부가' '내가 좋아하는 학문 분야'였던 게 도움이 컸다. 장학금이 받고 싶어서 열심히 하게 된 공부는 절박했던 만큼 혹은 그 이상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시험을 치고 있는 아이들도 각자 나름의 이유로 나와 같은 심정으로 시험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뜨거워졌다. 그 한 시간이 한 명 한 명에게 얼마나 절박하고 소중한 시간일까.


대학원 수업이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가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 조금도 졸리지 않는 수업이 정말로 있었던 거다. 배움이 즐거워지는 충만한 느낌! 좋다. 이대로 고고. 

생각보다 내가 농땡이 체질은 아닌 것 같다. 공부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걸 보면. 가끔 미친 듯이 현장으로 나가고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능력을 키워두기로 한다. 그리고 학문을 하는 태도에 있어서, 언제나 앞선 길을 걸어가 모범(?글쎄;ㅋ)을 보여주는 오빠가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열심히 공부하자 우리 남매. 집구석에 돈이 어디 있어서 니들이 공부를 더하냐는 소리를 남들이 하든 말든, 우리가 열심히 하면 5년, 10년 후엔 우리가 원했던 것에 조금은 가까이 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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