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즐거움93 [시] 혁명 - 송경동 혁명 송경동 나는 자꾸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묵은 전화번호부를 뒤적거려봐도 진보단체 싸이트를 이리저리 뒤져봐도 나는 왠지 무언가 크게 잃어버린 느낌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공단 거리를 걸어봐도 촛불을 켜봐도, 전경들 방패 앞에 다시 서봐도 며칠째 배탈 설사인 아이의 뜨거운 머리를 만져봐도 밤새 토론을 하고 논쟁을 해봐도 나는 왜 자꾸 뭔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까 조용히 눈을 감아본다 분명히 내가 잃어버린 게 한 가지 있는 듯한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송경동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中 이시영의 시를 처음 접했을 때 세상에 시보다 시같은 신문 기사 문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송경동의 시를 접하니, 세상에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신문기사보다 더 많은 진실을 .. 2010. 2. 1. 삶의 길 여기 부딪히고 저기 부딪히고 멍들고 혹나도 방향 감각만 잃지 않으면, 아니 잠시 감각을 잃어도 바른 길로 가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삶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산에 다녀온 후 덜풀린 다리를 이끌고 적당히 기분좋은 통증을 느끼며 적당히 추운 겨울 밤바람을 맞으면서 집에 걸어들어가는 길에 든 생각이다.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한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냥 듣거나 읽고 넘어가는 것과, 알고 있는 것과, 경험에 의해서 깨닫게 되는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2010. 1. 27. 긍정의 기록 넷, 어른되기 부정적인 감정들을 처리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슬퍼할 수 있는 만큼 슬퍼하고, 고민할 수 있는 만큼 고민하고, 흔들리는 대로 흔들려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감정은 제자리로 돌아와 있거나, 한결 더 나은 상태가 되어 있기도 했다. 슬퍼할 수 있을 때에 슬퍼하는 것. 고민할 수 있는 때에 고민하는 것. 흔들릴 수 있을 때에 흔들리는 것.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고민할 수 있을 때에 충분히 고민해야 다음에 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고 성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마저 힘에 부칠 때는 잠을 잤다. 충분히 자고 정신없이 꿈을 꾸다 보면 잠에서 깼을 때 어느 순간 생각이 정리되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 공선옥은 소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스무 살을 '우리는 아직 좀 더 흔.. 2010. 1. 19. 때맞춰 글쓰기 글감이 떠오르면 바로바로 글을 쓰거나 메모를 해 둬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좋은 글감(생각)이 날아가 버리고 만다. 책을 읽다가 좋은 생각이 들었을 때 메모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 버리면 말짱 헛것이 되어버린다. 물론 읽지 않은 것보다는 좋은 생각이 더 많이 남아 있겠지만, 다시 그것을 기억해 내기엔 공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한 권이 그런 식이 되어버리면 그 뒤의 것들도 계속 그 상태로 쌓여간다. (이건 마치 설거지를 제때 하지 않으면 집에 있는 모든 그릇을 다 써버릴 때까지 죽어도 하기 싫은 것과도 같은 기분이다. 내가 이상한 건가ㅋ) 바로 적어야 한다. 단순한 단어의 나열이든, 정리되지 않은 문장이든, 제대로 쓰든 말이다. 게으름 탓에 쓰다 만 글이 여러 개 있다. 메모하기가 귀찮아 '다 읽.. 2010. 1. 18. 이전 1 2 3 4 5 6 7 8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