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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너의 하늘을 보아 -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의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겨울 밤하늘 본 적 있으세요? ^^ 차가운 공기 때문인지, 하늘도 청량하게 느껴진답니다. 별도 달도 더욱 반짝거리구요. 전 요즘 밤하늘이 좋아요. (서울 밤하늘에 뭐가 보이냐구요? 별은 없어도, 달이 별보다 반짝거린답니다. 뭐, 서울은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야경이 되어주잖아요~ 청운동 고개에서 야경 구경하면 짱인데!.. 2008. 12. 3.
[시] 동사무소에 가자 - 이장욱 동사무소에 가자 이장욱 동사무소에 가자 왼발을 들고 정지한 고양이처럼 외로울 때는 동사무소에 가자 서류들은 언제나 낙천적이고 어제 죽은 사람들이 아직 떠나지 못한 곳 동사무소에서 우리는 前生이 궁금해지고 동사무소에서 우리는 공중부양에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죽은 생선처럼 침울해져서 짧은 질문을 던지지 동사무소란 무엇인가 동사무소는 그 질문이 없는 곳 그 밖의 모든 것이 있는 곳 우리의 일생이 있는 곳 그러므로 언제나 정시에 문을 닫는 동사무소에 가자 두부처럼 조용한 오후의 공터라든가 그 공터에서 혼자 노는 바람의 방향을 자꾸 생각하게 될 때 어제의 경험을 신뢰할 수 없거나 혼자 잠들고 싶지 않을 때 왼발을 든 채 궁금한 표정으로 우리는 동사무소에 가자 동사무소는 간결해 시작과 끝이 무한해 동사무소를 나오면.. 2008. 10. 26.
[시]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딘 스테어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 우둔해지리라.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여행을 더 많이 다니고 석양을 더 자주 구경하리라. 산에도 더욱 자주 가고 강물에서 수영도 많이 하리라. 아이스크림은 많이 먹되 콩요리는 덜 먹으리라. 실제적인 고통은 많이 겪을 것이나 상상속의 고통은 가능한 한 피하리라. 보라, 나는 시간 시간을,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분별있게 살아온 사람 중의 하나이다. 아, 나는 많은 순간들을 맞았으나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 나의 순간들을 더 많이 가지리라. 사실은 그러한 순간들 외에는 다른 의미 없는 시간들을 갖지 않도록 애쓰리라. 오랜 세월을 앞.. 2008. 10. 10.
[시]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 근황 ★ 이 빛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죽음도 고통없이 다가올 것 같지 않아? 이탈리아 남부의 바다는 그랬다. 바다가 비단결 같으면서도 별처럼 반짝거렸다. 그래서 빠져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 오늘 마지막 수강신청을 하고나서 생각했다. 아 이제 공식적인 학생 신분은 곧 끝나겠구나. 언제나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다. 남은 한 학기도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하며 보내고 싶다. ★ 요즘 햇살이 참 좋다. 이런 말은 가을 햇살에 해야 하는 건가? 요즘 햇살은 덥고 짜증나는 느낌이 더 강한가? 아냐아냐, 젖은 마음까지 바삭바삭하게 말려줄 것만 같은 여름 햇살도 갠춘하게 느껴진다구~ ㅋㅋ ★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깝다는 말씀을 아시는가 이것은 나락도 다 거두어 .. 2008.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