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90

음악 음악은 그 음악이 들려오는 공간을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음악은 공간을 채워주고, 책은 나를 채워주고, 좋은 차는 시간을 풍요롭게 한다. 2009. 11. 22.
안식 절박한 심정이 되면 기어이 책을 펼치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이상의 관심을 다른 것들에 투자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라는 요지의 천금 같은 한 마디를 해주는 친구가 옆에 있어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에 홀린 듯이 서점으로 들어가 3분 만에 책을 한 권 집어 나왔다. 어두운 길에서 책을 펼치니 빛이 쏟아진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쓴 보마르셰는 묻는다. "사랑과 평화가 한 가슴속에 공존할 수 있는가? 청춘이 행복하지만은 않은 것은 이 끔찍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화 없는 사랑, 사랑 없는 평화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나는 네가 사랑 없는 평화보다는 평화가 없어도 사랑하는 삶을 선택해 주기를 바란다. 새뮤얼 버틀러가 말한 것처럼 "살아가는 일은 결국 사랑하는 일"인지도 .. 2009. 11. 1.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다가 고리타의 '비행접시'를 떠올리다. 지난 주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다가 어느 순간, 다음에 연재되고 있는 만화, '비행접시'가 떠올랐다.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사랑' 못생긴 사람이 나오든 어쨌든 간에, 사랑에 대한 두 작품의 표현들이 참 좋거든. 둘 다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것들을 많이 던져준다. 비행접시의 못난이 '연순' 출처: 다음 만화속세상 (비행접시 보러 가기 클릭!) 죽은 왕녀의 파반느에서 여주인공이 어느 정도 못생겼는지를 상상하게 하는 표지 그림 속 '그녀' 디에고벨라스케스, 「시녀들」1656~1657년,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읽다가 비행접시 생각나신 분, 어디 또 없나요? ^^a 2009. 9. 9.
공선옥, 『내가 가장 예뻤을 때』스무 살? 지금? ^^ 두 달 전에 읽은 책. 길게 리뷰하고 싶었으나 밀린 책들이 너무 많아 패스. 표지도 참 이쁘지만 내용은 더 이쁜 책. 따뜻하고 아련하다. 스무 살 주인공들이 참 예쁘다.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다. 스무 살은 흔들려서 예쁜 때다. "우리는 아직 좀더 흔들려도 좋을 때잖아." 공선옥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처음인데, 참 괜찮다. '작가의 말'에서 말한다. (꽃향기만으로 가슴 설레는, 그 고운 청춘의 시절에, 그러나, 나는, 그리고 해금이는, 해금이의 친구들은 참으로 슬펐다. 저희들이 얼마나 어여뿐지도 모르고, 꽃향기 때문에 가슴 설레면 그것이 무슨 죄나 되는 줄 알고, 그럼에도 또 꽃향기가 그리워서 몸을 떨어야 했다.) 포스트잍을 붙여두었던 페이지들을 다시 들춰보는데, '이건 정말 제대로 정리해야 하는 책이.. 2009. 8. 28.